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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다.

by 시루캠퍼스 2023. 2. 6.

1. 개요

잠시 쉬는 시간이 생겨 고령화 가족을 보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윤여정 배우, 박해일, 윤제문, 공효진, 진지희 등이 나옵니다. 감독은 송해성입니다. 송해성 감독은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해서 1999년 영화 '카라'로 데뷔했습니다. '우수', '어느날', '무적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2017년에는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은 '파이란'이 아닐까 합니다. 파이란은 최민식과 장백지가 출연한 작품입니다. 

 

고령화 가족은 송해정 감독이 2014년에 만든 작품입니다. 인생포기 40세 인모 결혼 환승전문 35세 미연, 총체적 난국 44세 한모, 개념 상실 15세 조카 민경, 자식농사 대실패 69세 엄마가 주인공들입니다.

 

평화롭던 엄마집에 나이 값 못하는 가족들이 하나 둘 다시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엄마 집에 빈대 붙어 사는 철없는 백수 한모, 흥행참패 영화감독 인모, 결혼만 세 번째인 뻔뻔한 로맨티시스트 미연입니다. 서로가 껄끄럽기만 하고 개념 상실 여중생 민경까지 모이기만 하면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2. 줄거리

첫째 한모는 반달 느낌입니다. 조직폭력배도 아니고 건달도 아니고 이 둘의 중간쯤 됩니다. 그걸 한국에서는 반달이라고 부릅니다. 둘째 인모는 영화감독입니다. 그런데 만든 영화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나중에는 애로 영화감독이 됩니다. 가족 중에서 제일 많이 배웠고 자존심도 쎈 편입니다. 엄마는 어려운 형편에도 집으로 모여드는 자식 하나하나를 다 거두어 함께 삽니다. 매일 고기를 구워줍니다.

 

나중에는 "가족이 뭐 대수냐, 같은 집에 살면서 같이 살고 같이 밥먹고 또 슬플 땐 같이 울고 기쁠 땐 같이 웃는 게 그게 가족인거지"라는 명대사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한모, 인모, 미연, 모두 같은 핏줄은 아닙니다. 한모는 엄마가 재혼하기 전에 아버지가 데려온 자식이고, 막내 미연은 엄마가 혼외자로 낳은 자식입니다. 나중에는 미연의 결혼식 때 생부가 나오기도 합니다. 

3. 명장면

고령화 가족을 보며 인상깊었던 장면이 있습니다. 엄마가 담벼락에 핀 꽃을 보며 "담벼락에 꽃이 참 예쁘게 피었다. 엄마처럼 말이야"라고 말한 장면이 그렇습니다. 여기에 매일 고기만 먹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담벼락에 핀 꽃은 엄마의 인생이나 삶의 고독한 면을 강조하기 위한 소재였을 걸로 생각합니다.

 

담벼락이라는 그 척박한 환경에서 예쁜 꽃을 피워내는 잡초처럼 힘은 들지만 결코 포기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듯합니다. 그리고 매일 고기만 먹는 설정은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자식에게만은 좋은 것을 해주고 싶어 하는 엄마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고기를 3일만 먹어도 질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극중에서는 거의 매일 고기를 먹고, 급기야 나중에는 미연의 아버지와 인모가 고기를 너무 많이 먹어 질린다며 라면을 함께 먹기도 합니다. 또한 엄마와 인모가 함께 멋진 풍경을 보며 나누었던 장면도 멋있었습니다. 

4. 느낀점

우연히 본 영화이긴 한데 보면서 좀 놀라긴 했습니다. 형제간의 리얼한 내용과 조카의 속옷을 얼굴에 뒤집어쓰고 있는 장면들은 약간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았습니다. 네티즌 평점은 8.22점입니다. 극 중 인모는 "초라하면 초라한 대로 찌질하면 찌질한대로 내게 허용된 삶을 살아갈 것이다. 내게 남겨진 상처를 지우려고 애쓰거나 과거를 잊으려고 노력하지도 않을 것이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겠지만 그것이 곧 나의 삶이고 나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나오는 배우 모두 좋아합니다. 윤여정은 예전부터 좋아했습니다. 박해일은 '헤어질 결심'에서, 공효진은 '동백꽃 필 무렵'에서, 윤제문과 김영재는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살다 보면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게 가족입니다. 그런데 가족이기 때문에 쉽게 하고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까울수록 더 챙기고 아껴야 하는데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가끔씩은 소중함을 간과하고는 합니다. 고령화 가족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께 다녀와야겠습니다.